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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 꿈꾸는 전라중 협동조합
작성일
2016-05-24 09:25:20
조회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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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 꿈꾸는 전라중 협동조합

- 학생·학부모·교사·주민 함께 참여
- 매점 열어 학교텃밭 작물 판매계획
- 수익금은 장학금 등 교육에 쓰기로
- 출자금 목표 300만원…120명 참여


“따뜻한 배움과 나눔이 있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교육·경제공동체를 꿈꾸는 사회적 협동조합이 있다. 전북 전주 전라중학교는 학생·학부모·교사·주민 등으로 꾸린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지난 18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전북에서 학교협동조합은 이곳이 처음이다. 조합 이름은 ‘생그래’이다. ‘소리 없이 지그시 눈웃음만 치는 모양’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샘(선생님에 대한 호칭), 그래(선생님의 답변)’가 연음돼 교사와 아이들 간 소통을 담는다는 의미도 있다. 학생들이 투표로 이름을 정했다. 조합 특징은 수익금 전액을 장학금 등 교육을 위해서만 쓴다.

공립인 이 학교에는 매점이 없다. 수익금 갈등과 유해식품 판매 등으로 아예 매점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가 많다. 오는 9월 교육부 승인을 받아 협동조합이 본격 출범하면 조합원 직영 매점이 문을 연다. 660㎡ 규모의 학교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매점에서 판다.
학생들은 텃밭을 통해 협동정신과 경제교육을 배운다. 1~2학년 6개 반과 학부모·교직원·동아리 등 10개 구역으로 나눠 토마토, 상추, 감자, 먹는 꽃잎(민트, 허브) 등을 재배한다. 학교 음식동아리에서는 가꾼 채소를 활용해 실습하고, 정원관리사와 농업지도사 등의 직업도 배운다.
전을석(61) 교장의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 속에 지난해 3월 연제선(46) 교사가 부임하면서 본격 준비에 나섰다. 전주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았고, 전북교육청에서도 1400만원을 지원해줬다. ‘학교텃밭’을 주제로 올해 교육부의 연구학교로도 지정됐다.

출자금 목표는 300만원이다. 1만원 이상의 구좌로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고 지금까지 120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졸업하거나 전학을 가면 조합원 탈퇴가 가능하고 금액도 반환한다. 조합은 앞으로 △교육복지(교복·체육복 공동구매 등) △민주시민 교육(소모임 활성화, 경제활동 체험 기회) △건강증진(친환경 매점 운영) 등을 실천할 방침이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이 학교 1학년 이지은양은 “텃밭을 가꾸니까 학교 분위기가 좋아지고 식물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다. 밭에 돌이 많고 더운 날씨에 일을 하니까 힘든 점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이주은양도 “직접 씨를 뿌리고 흙도 만지고 물도 주면서 농사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연 교사는 “농사를 안 해봐서 모르기 때문에 따로 공부해서 지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처음에는 텃밭 가꾸는 일을 노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스트레스를 푸는 자유로운 공간으로 마음이 바뀌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전 교장은 “경쟁·효율이 아니라 협력·소통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공동체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